시민구단 전환 포기에 따른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 서포터즈의 성명서
-
작성자
GREAT PEOPLE
-
등록일
2020-06-22 18:45:44
-
조회수
1182
상주 시민구단 전환 포기에 따른 성명서
<늘 그래왔듯. 오늘도 하나가 사라져간다.>
10년간 우리와 함께한 축구단. 상주에서의 프로축구 역사가 이렇게 마무리된다.
단순히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이 실패하였다 해서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상주를 사랑하는 시민으로써. 상주의 발전과 이미지 재고를 바라는 사람으로써. 이번 구단 전환 포기선언이 참으로 아쉬운 결정이라는 점에 개탄하는 것이다.
그간 상주는 수많은 기회를 놓쳐왔다. 기업유치. 혁신도시 선정. 도청신도시 이전 등 상주의 중흥기를 이끌수 있는 여러차례 기회를 놓쳤고 심지어 기업 이전지로 선정된 지역주민들이 반발하여 위약금을 시민의 세금으로 물어주는 등 내홍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던 도중 오늘 프로구단 전환 포기 선언까지. 새로운 것을 이끌어 오기도 어려운 마당에 있는 것이라도 지키자는 의미에서 논의된 시민구단 전환. 이렇게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상주라는 도시. 사람들에게 어떠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을까. 곶감과 농업. 심지어는 각종 사건사고로만 이름을 알리던 상주가 10년간 k리그에서 활동하며 가져온 효과를 간과한 것인가. 어디까지나 상주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는 것이 다 시 행정과 정책운영의 성과란 말인가.
우린 아직도 기억한다. 상주의 이름을 달고 월드컵에서 득점한 것으로도 모자라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트랙터를 타고 서울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준 예비역 이근호 병장.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활약한 예비역 이정협 병장의 모습을. 심지어 아시안게임. 올림픽이 열릴때마다 들어온 '손흥민 상주오나' '이승우 상주오나' 등등 상주의 이름이 오르내리던 그때를.
그러나 이제와서 감정에 호소하지도 않겠다. 도백의 결정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 관광마케팅엔 몇천만원의 예산을 쓰면서도. 사람들이 찾지않는 각종 전시행정엔 수백억원씩 쓰면서도. 예산이 부족해 홍보마케팅을 할수 없다고 하는 시장의 결정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시민들의 호소와 지지의 목소리가 있었음에도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유소년 선수들이 찾아와서 기량을 갈고 닦아왔고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며 연맹과 교육청과 구단에 책임을 떠넘긴 것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높으신 뜻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우매하고 하찮은 소시민인 우리는 이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신을 구원투수라고 자칭한 시장. 부디 좋은 계획과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성공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 하지만 구원투수는 잦은 연투를 하게 되면 큰 부상을 맞을 수 있으니 스스로의 능력을 감안하며 시정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무 축구단이 새롭게 유치될 지역의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상무 구단을 운영하면서 프로구단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는 것. 상무를 유치하면서 지자체들이 내세운 말이다. 광주가 그리하였고. 경찰청 축구단을 운영하던 안산과 아산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쳐왔다. 애석하게도 상주는 그렇게 되지 못하였지만. 진정 축구의 열기로 가득찬 시민의 의지가 있다면. 부디 지자체의 말바꾸기가 나오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과 감시를 하여 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처럼 불행한 서포터즈가 생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상주의 이름은 여기에서 멈추지만. 우린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공은 계속 굴러갈 것이고 우리의 열정 역시 이어질 것이다.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 서포터즈 그룹 GREAT PEOPLE & S.W.A.T.>